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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12월 칠레 저품격 여행기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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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여행 - (6)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이제부터 6일 동안은 공부와 담을 쌓고 여행에 주력하는 시기.

칠레 북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아타카마 사막, 근처 오아시스를 끼고 만들어진 도시 산 페드로.

이곳까지 찾아온 여행자의 절반은 볼리비아의 유명한 우유니 소금 사막을 찾아갈 사람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우유니 사막 투어를 마치고 칠레에 들어오는 사람들이다-_-;;;

그러다보니 이곳의 수많은 자연 탐사는 대충 넘어가기 일쑤. 물론 이곳과 국경을 마주대고 있는 볼리비아의 자연과 이곳의 자연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테니 충분히 일리 있는 선택이긴 하다.

어쨌든 볼리비아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곳 자체로도 여행지로서의 매력은 충분히 차고넘친다.

일요일 오전, 읍내를 어슬렁거리면서 내가 묵는 숙소와 연계운영하는 여행사 사무실에 방문, 투어상품을 예약했다.

이곳 아타카마 사막을 대표하는 장소 중 하나인 '달의 계곡Valle de la Luna'가 그 첫번째 장소.

볼리비아로 갈 사람이건, 볼리비아에서 온 사람이건 거의 예외없이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가장 큰 이유는,

산 페드로에서 매우 가깝다는 것.

16km밖에 안 떨어져 있어서 금방 다녀올 수 있고 심지어는 자전거를 빌려서 다녀올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이곳의 고도와 도로상태를 감안하면 익스트림 스포츠에 가깝긴 하다만.

'달의 계곡' 투어는 이곳에서 일몰을 보는 것까지 포함된 투어이기에 출발은 오후 느지막히 4시쯤 한다.

 


출발 시간에 맞추어 여행사 사무실 앞에서 여행차량을 기다리는데, 어디서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 손바닥만한 동네에 웬 미친 넘들이여' 하고 짜증을 내려 했는데......

아, 아까 축구장에서 보았던 그 팀이 아니던가.

중간에 보다 나왔는데, 당일 결승전까지 끝마친 모양.




그러니까, 지금  저팀은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단 말씀. ㅋㅋㅋ

카퍼레이드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우리를 실어나를 투어 차량이 도착했다.




차량의 운전과 가이드를 맡은 아저씨.

유창한 에스파냐어로 해설을 해주셨다ㅠㅠㅠ




조수석에 앉은 이붕이 나머지 손님 관광객을 위하여 통역을 해주었다.



네덜란드어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젠장, 우리 차량의 손님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함께 온 열 명 가량 되는 네덜란드인 단체 관광객이었던 것.




달의 계곡으로 향하는 황량한 국도.




본격적인 계곡(?) 탐사에 나서기 전,

높은 지대에서 사막을 조망하게 해준다.




이 지역이 '달의 계곡'이라 불린 이유는 이곳 지형이 달 표면과 가장 비슷해서라나.

정말인지 모르겠지만 NASA에서 달 탐사선을 쏘기 전 여기서 모의훈련을 했다는 말을 들어본 것도 같다.

심지어는 '달 착륙은 구라이며 이곳에서 모든 조작을 했다'는 루머도-_-;;;




엄청나게 푹신할 것 같은 모래밭.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눈에 띄지 않는 황량한 곳.




물이 없는 지역이니, 순전히 바람의 힘만으로 저런 모양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방금 둘러본 곳을 파노라마로 한번.




저렇게 덩그라니 혼자 서 있는 차 때문에 더욱 적막해 보이는 경치.

어디서 보아도 저 리칸카부르 화산은 못 알아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가보고 싶어진다.





같은 지구 안에 살면서 이렇게 우리 사는 곳과 판이하게 다른 곳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니...





어디서 물을 끌어왔는지 그래도 푸른빛 나는 부분이 저 멀리 보이긴 한다.





집에서 아득히 먼 이곳, 도무지 지구 같지 않은 곳에서 찍어보는 인증샷.




달 표면 분화구처럼 생긴 봉우리(?)




저 돌무더기야 물론 사람이 만들었겠지?




아, 리칸카부르.............




마치 인위적으로 뚫어놓은 듯한 골짜기길이 나타난다.

(나중에가이드에게물어보니 이 길은 정말 인공적으로 만든 길이란다.-_-;;;)




위에 올라서 포즈좀 취해 보고ㅋㅋㅋ




모퉁이를 돌아




저 골짜기 너머에 있는 세상은...?




뭐, 사막이니 별 것 있겠나. 온통 모래밭이겠지..




저렇게 모래로 된 비탈길은 딱딱할까, 푹신할까,




눈앞의 달세계.




눈앞의 달세계 (2).




문득 저 위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원래는 이 평평한 모래길을 걸어서 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건데,




괜시리 이 모래비탈을 오르고 싶어졌다.

그래도 되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맘대로 하란다. 15분 내로 돌아오기나 하라고.




그래서, 올랐다.-_-;;;

해발 고도 2500m에 가까운 지역이라 그런가, 아니면 푹푹 빠지는 모래라 그런가,

생각보다 무척 힘든 등산(?)이었다.




근데 그 생각을 미처 못했다.

극도로 건조한 곳에서 하루 종일 햇볕을 머금었던 모래는 무척이나 뜨겁다는 사실을...

발에 화상 입는 줄 알았다ㅠㅠㅠㅠㅠㅠ





한 뼘이라도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쾌감이란 건 역시 각별.

문제는 서둘러 내려가야 한다는 건데....




내려가는 경사는 생각보다 가파르고, 땅은 물렁물렁한 모래밭.

마음 놓고 발을 디딜 수가 없다.

나름 무서웠던 내리막의 공포를 찍어본다.


간신히 내려와 일행에 합류하려고 걸음을 재촉한다.




저 위 그림같은 모래언덕에서 보드를 즐기느라 여념이 없는 다른 투어 팀.

보드를 탈 줄 알면 저런 재미도 각별할 것 같긴 하다.







누군가 밟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은 곱디고운 모래밭.




그 위에는 우뚝 발기한 기둥도-_-;;;




차량에 올라타 조금 더 이동을 하니 뜬금없이 허허벌판에 자리잡은 건물(?)이 나타난다.

입장권 판매소-_-;;;




여기서부터가 진짜 돈내고 들어가는 '달의 계곡'인 듯.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 처음으로 만나는 '명소'는 바로 '세 마리아tres Maria'.

독실한 가톨릭 국가다운 네이밍 센스이다.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100만년 쯤 되어 보이는 돌기둥이란다.




옆에도 뭔가 있는데 저기에는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듯.




잡인이 오르지 못하도록 친절하게 울타리도 쳐놓았다.

안 그러면 꼭 저거 붙잡고 사진 찍겠다는 넘들이 있을 터이니...




이곳은 예전에 소금 광산이기도 했다고.

옛 광부들이 일하던 곳을 잠시 들여다본다.





광산 구경을 하고 돌아오며 이번엔 역광을 받은 마리아를...




황량한 계곡 구경은 계속된다.




물맛을 본지 도대체 몇 년인지 알 수 없는 땅.






바람과 각종 광물과 돌들이 어우러져 제멋대로의 모습을 뽐낸다.




적막한 사막을 관통하는 차도.




이곳에서 보물찾기(?)를 하라고 사람들을 풀어놓는다.




으슥한 곳을 기웃거리다 보면 나타나는 저런 식물인지 광물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것들.

저게 보물일지도.





어둠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나름 반짝거리는 광물이 가득찬 동굴도 있다.

이제 높은 곳으로 움직여 일몰을 기다릴 차례.




아... 저긴 정말 달나라 같이 생겼다.




파노라마로 찍은 달나라(?).




정말 암스트롱이 여기서 조작질을 했을까......?




달나라에 뜬 달?




저쪽 모래언덕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거대한 나무뿌리 같이 생긴 모래산.




일몰을 보기 위해 몰려든 수많은 투어팀을 달님이 내려다보고 있다.





아, 티끌 한 점 없을 것 같은 모래밭. (응?)





많은 사람들이 저 순결한 모래밭을 밟아보고자 사구에 몸을 던졌고,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다고 한다.

아무리 멋져도 절대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경고문.





점점 어두워져 가는 달나라.




솔직히 '일몰'만 놓고 보면 우리네 지리산 반야봉 이런 데서 보는 것과 뭐 딱히 다를 것도 없어 보인다.

애시당초 아무런 생명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곳에서 또다른 생명(?)이 꺼져 가는 것을 지켜보는 감회라고나 할까? 그런 것이겠지......




아까는 나무 뿌리 같았는데, 지금은 에...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갑자기 생각이 안 떠오른다.




촛점이 흐릿해지는 게 확실히 많이 어두워졌다.




일몰을 지켜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거의) 보름달.




꼭 모래밭을 파고드는 거대한 벌새 같은 지형.




날이 어두워지면서 모래밭의 색깔도 유난히 짙어진다.




이제 완전히 해는 졌고,




사람들로 바글거리던 공룡뼈 같은 능선도 이제는 썰렁~




어두워져가는 달나라에 안녕을 고하고,




달님 한번 더쳐다보고 이곳을 뜬다.




숙소에 돌아오니 이미 날은 저리도 캄캄하고 휘영청 보름달만 무심하게 떠 있다.


메마른 땅 구경은 촉촉한 음악과 함께.

[이 게시물은 운영진님에 의해 2011-01-17 02:04:21 불펜에서 복사 됨]